Mallon,『The Construction of Human Kinds』,_Part1_Ch1_S1
Chapter 1 인종race에 대한 개념은 현대 서양에서 발명된 것인가?
최근의 미국과 유럽 문화는 인종에 근거하여 사람을 표상한다. 우리는 왜 사람을 인종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인종에 근거하여 사람에 대해 추론하는가? 왜 인종적 표상은 지금과 같은 내용을 담는가?
인간에 대해 다루는 철학, 사회학은 인종에 대한 표상이 사회 구성주의적 방법을 통해 전적으로 설명된다는 것을 전제하는 듯하다. 이들에 의하면 인종에 대한 표상은 그것을 만들어 낸 문화적 배경, 역사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해되어야 한다. 그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바는 인종에 대한 최근의 개념은 19세기 즈음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프레드릭슨, Hannaford, Puzzo 등은 현대인들의 인종개념은 그리스, 로마, 초기 기독교인들의 인종개념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것을 “개념적 단절 가설”이라 한다.
정의1 개념적 단절 가설Conceptual Break Hypothesis 우리가 현재 “인종”이라 부르는 것에 대한 생각에 있어서 대략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기본적 수준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인종”에 대한 표상에 있어 개념, 의미, 이론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부연 현대 이전의 사람들이 “인종”이란 말할 때 그것의 의미는 현대인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Q1 인종에 대한 의미 또는 개념에 있어 무엇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말인가?
Mallon은 C.B.H.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나 C.B.H.에 대한 사회구성주의적 옹호를 이해하기 위해서, C.B.H.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현대 유럽/미국인들은 인종을 본질주의적인 방식으로 인식한다. (Q1에 대한 답변) 즉, 현대 유럽/미국인들은 인종이 다르다 함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1)피부색, 머리모양, 신체형태와 같은 표면적 속성이 다르며 (2)어떤 인종에 속하는 사람 x는 보이지 않는 속성 p를 소지하는바, (ⅰ)p는 x가 인종이 되는 필요충분조건이며, (ⅱ)p는 인종의 대표적 특징을 설명하며, (ⅲ)p는 x의 부모로부터 x에게 전달된 것이다. (“인종 본질주의racial essentialism”)
다시 말해, 어떤 C.B.H. 지지자들은 “인종 본질주의”적 사고가 현대 유럽/미국인들에 의한 문화적, 역사적으로 특정한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Q2 “인종 본질주의”는 현대에만 나타나는 생각인가?
사회 구성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진화-인지과학자들은 “인종 본질주의”적 사고가 선천적innate이며 영역 특수적domain-specific이며 종 대표적species-typical인 심리적 메커니즘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메커니즘이 “선천적”이라 함은 그러한 특성이 문화 전반에 비교적 변동없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커니즘이 “영역 특수적”이라 함은 그러한 특성이 인간 인지에 있어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능력(e.x. 기억)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한 능력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그 목적은 인종을 구분함이 아니다. 즉, 그러한 특성은 인종 구분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한 메커니즘의 부산물이다. 메커니즘이 “종 대표적”이라 함은 그러한 능력이 인간 대부분이 갖는 특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주의할 점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인종 본질주의적 사고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이 “선천적”이라는 앞 절의 설명은 그러한 특성이 불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Mallon은 Section3에서 제시한다. 그러한 특성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둘째, 그러한 “선천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인종 본질주의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인종에 대한 표상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즉, 인종 본질주의가 각 문화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ex 중세유럽의 반-유대인 정서나 인도의 카스트 제도)
그렇다면 인종 본질주의에 대한 진화-인지과학의 설명은 C.B.H.를 들먹이는 사회구성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Section1에서 필자는 C.B.H.에 대한 가장 적절한 해석은 바로 그들이 현대에서부터 사람이 본질을 가진다는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Section2에서 필자는 인종 분류가 인지 매커니즘 –선천적이며 종 대표적인 –에 의해 전적으로 강제된 능력이라는 주장을 살펴볼 것이다.
Section1 Conceptual Break의 주장은 무엇인가?
1.1. 의미, 개념, 이론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단 말인가?
“인종” 개념에 변화가 있었다는 사회구성주의자들의 주장은 “인종”에 대한 이론 또는 믿음에 있어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거나 이론을 구성하는 핵심 용어에 있어 의미가 변화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용어의 의미는 믿음, 개념, 이론에서 그것이 작동하는 역할이라는 철학적 의미이론(기술주의)을 가정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이론에 따르면, 두 용어는 동일한 이론적 역할을 수행하거나 동일한 믿음을 표현할 때 두 용어가 같은 의미라고 말한다.
우리가 만약 이론 또는 믿음의 다름이 의미 구성적인 다름이라 한다면, 개념적 단절conceptual Break은 어디에나 만연할 것이다. 같은 문화권 내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어떤 용어에 대해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의미이론은 다음과 같이 수정될 수 있다. 이론 또는 믿음의 다름이 의미 구성적 다름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분자 의미 이론molecular theory of meaning인 것으로 파악된다. 어떤 한 용어에 달라붙는 의미들을 부분집합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 용어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핵심 믿음”들 집합이다. 용어마다 “핵심 믿음”에 포함되는 믿음의 수는 다를 것이다. 어떤 표현이 두 사람 또는 두 문화에게 공유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표현에 대한 핵심 믿음들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자 의미 이론의 단점은 임의의 표현 s에 대하여 무엇이 s의 핵심 믿음들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분자 의미 이론의 해석 하에서 어떤 표현 x와 y의 의미는 다음 중 한 상황에서 동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a) 용어 x, y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믿음들 집합에서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b) 용어 x와 y의 의미를 구성하는 핵심 믿음들 간에 차이가 발생했을 경우
(b)의 해석을 수용하여 사회구성주의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종”의 핵심 믿음을 중립적으로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 Mallon은 (a)의 해석 하에서 사회구성주의에 반대하고자 한다. 먼저 C.B.H. 지지자들의 주장이 “인종” 용어의 “핵심 믿음”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용어에 대한 믿음들 집합에서 차이가 있다고 해석한다. 그 다음 그러한 차이가 실제로는 없다고 반박하는 것이다. 사회구성주의자들이 지적한 믿음들 요소가 실제로 “인종”의 의미를 구성하는지 아닌지 여부는 따라서 중요치 않다.
1.2. 인종 본질주의의 역사적 출현 가설Historical Emergence of Racial Essentialism
앞에서 우리는 C.B.H.란 우리가 현재 “인종”이라 부르는 것에 대한 생각에 있어서 대략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기본적 수준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는 가설을 말한다고 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Q1 인종에 대한 의미 또는 개념에 있어 무엇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말인가? 이러한 질문은 용어의 변화에 대한 앞의 이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Q1-2 “인종”에 대한 믿음에 있어 어떤 요소들이 변했다는 것인가?
앞서 우리는 Q1에 대하여 C.B.H.에 대한 사회구성주의적 입장의 지지자들은 현대 유럽/미국인들은 인종을 본질주의적인 방식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한다고 이해했다.
그렇다면 Q1-2에 대한 대답으로 C.B.H.의 주요 지지자들은 그 요소가 바로 “인종에 대한 본질주의적 사고”라고 답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의2 (“H.E.R.E.”) 인종에 대한 본질주의적 사고는 문화적으로 특수적이며 시대적으로 최근 생겨난 것이다
H.E.R.E.는 다음의 사실에 호소한다. 첫째, 르네상스 즈음에 미국과 유럽에서 과학 혁명이 일어났다. 그에 따라 인간학에도 도입된 자연적 방법에 의해 자연주의자들은 인간에 대해서 자연적 분류를 시도한 것이다. 둘째, “동성애자”라는 범주 자체와 그것에 대한 아이디어는 19세기에 생겨났다.(“동성애자”의 행동을 근원적인 인간 범주의 산물로 이해하려는)
HERE가설이 맞다면, CBH도 참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H.E.R.E. 지지자들은 C.B.H를 지지하며 둘째, 인종적 본질의 존재는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현대 인종 개념의 표준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1.3. 역사에서의 개념적 단절
C.B.H.가 주장하는 개념적 단절에 대하여 Banton과 Harwood는 다음을 명시화한다.
수천년동안 사람들은 그들이 속한 씨족, 부족, 도시 또는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타인을 분류했다. 19세기가 되어서야 사람들은 그들이 속한 인종에 따라 타인을 분류하기 시작하였는데 인종이라는 줄기에 의해 서로간의 다름이 유지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Bantond은 “선천적인inborn 인종적 특질”에 기반하여 개인 또는 집단의 다른 특징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최근에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Banton은 현대적 “인종”은 종species 범주와 맞먹는 정도의 영구성을 지닌 인간에 대한 범주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Guillaumin은 19세기가 되어서 “인종은 본래naturally 다양한데, 그 이유는 인종마다 그러한 다양성을 결정하는 요소를 내생적인 특징으로 자기 안에 갖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프리드릭슨 역시 이전과 달리 현대의 인종 개념은 “선천적인 속성으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추가된 것이다.
1.4. 인종의 표준으로서의 인종 본질주의
“인종 본질주의”적 사고는 Banton, Harwood, Guillaumin, Fredrickson에게 다음을 의미한다. 인종 r에 속한 개체는 r의 보이지 않는 특성 p를 공유하는데, p는 유전적으로 전해지며, p는 r의 대표적인 속성들을 설명한다.
Appiah는 인종주의적 사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종 r에 속하는 임의의 개체 x는 기본적, 유전적, 물리적, 도덕적, 지성적, 문화적 성격을 공유한다.” (1996)
철학자들은 Appiah의 “인종 본질주의”를 (현대 서양인들의) 인종 개념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을 달리한다. 생물학에 능통한 철학자들은 Appiah의 종 개념은 생물학적 종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인종 회의주의자들은 위와 같은 본질주의적 요소가 현대 서양인들의 인종 개념에 언제나 개입한다는 것이 참된 사실이라면, 그러한 인종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인종 구성주의자나 생물학적 실재론자, 또는 실용주의자들은 인종에 대한 일상적 생각이 필연적으로 인종 본질주의와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C.B.H.는 현대의 인종 개념이 예전과 다른 점을 현대적, 과학적, 생물학적인 인종적 사고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적절한 해석은 C.B.H.에서 말하는 변화의 요인을 (H.E.R.E.의 주장에서의) “인종 본질주의”라고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