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 판단은 사실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감정과 태도의 표현일 뿐이다. 도덕 판단에 대한 이러한 입장을 도덕 정서설emotive theory of ethics이라 한다.
When you say to Smith, “You did a good thing, rescuing him from his burning car,” you are not stating any fact about Smith’s action when you call it good; you are not even stating the fact that you approve of it; you are only expressing your approval of it, --and sometimes also attempting to evoke an attitude of approval in others as well.[1]
“good”, “wrong” 등의 도덕적 용어가 일상 언어에서는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1.”계산이 그르다”, “저 차는 좋다” 등에 나오는 “~은 그르다”, “~는 좋다”는 도덕적 의미를 지니지 않는 것 같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한다. “저 차는 좋다”에서 “좋다”가 의미하는 것은 차의 연비가 효율적이고 디자인이 날렵하다 등을 의미한다.
2.”좋은good”이 경험적 진술로 쓰이는 가장 흔한 표현은 “M은 좋은 방법good way이다”—(1)로 쓰일 때다. “Mn은 좋은 방법이다”(n=1,2,…)를 살펴봄으로써 Mn(for all n)이 공유하는 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결과적으로 M하는 것이 다른 방법들보다 더 빠르고 쉽다”—(2)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1)이 쓰이는지 알 수 있고 (1)의 술어인 good way의 의미는 (2)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1)과 같은 문장에서 “좋은”은 인지적 의미cognitive meaning를 지니며 이러한 의미는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하다.
3.“좋은good”이 경험적 진술로 쓰일 수 없는 상황(=인지적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경우)은 “H는 좋은 사람이다.”—(3)로 쓰이는 경우다. “Hn은 좋은 사람이다”(n=1,2, …)를 살펴봄으로써 Hn(for all n)이 공유하는 특성이 존재하는지 시험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 S가 “H1은 좋은 사람이다”, “H2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발화했다고 하자. 이때 n=1,2에 대하여, 각 문장은 S에게 “H1은 수업 시간에 인생에 대한 헛소리를 하지 않으며 깔끔한 증명을 보여준다”, “H2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며 때때로 인생에 대한 헛소리를 내뱉는다.”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H1과 H2는 공통된 특성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3)의 술어인 a good man의 의미를 한정하기가 어렵다.
다만 n=1,2에 대한 각 문장이 S에 의해 발화될 때 관찰되는 공통점은 S가 Hn에 대해 승인한다는 것이다. 즉 S가 H에게 어떤 태도나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다.
(다른 예시: “찰리는 좋은 사람”는 이 문장을 발화하는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발화자가 찰리의 여자친구라면 “좋은”이 의미하는 것은 “성적 매력을 야기하는”, “대화할 때 통하는” 등이다. 발화자가 찰리의 동료라면 그러나 의미는 “생각을 들어주고 비판해주는”, “프로젝트가 끝나고 술 한잔 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S는 좋은 사람이다”의 “좋은good”은 개별 상황마다 다른 의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인지적 의미를 지니는 “토마토” 또한 개별 상황마다 다른 것을 지시할 수 있다. 예컨대 “방울 토마토”, “덜 익은 녹색 토마토” 등이다. 토마토의 종류가 다양하긴 하지만 이것들의 공통된 특징은 인지 가능하다. 반면 위에서 제시된 “좋은”은 “토마토”에 비해 의미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개별 상황마다 쓰이는 의미들은 서로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사전적 의미에서 “S가 좋은 사람이다”를 발화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S에 대한 이들의 승인이다. )
To say that someone is good, or a good X is at least to put one’s stamp of approval on that person. It’s the use of the word to commend that they all have in common.[2]
개별 사람들이 “좋은”을 승인의 뜻으로 사용하지만 “좋은”을 발화하는 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각각의 의미는 서로 다른 것들이다. “좋은”을 발화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방식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이들이 사용하는 “좋은”이 가지는 공통적인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이 항상 가지는 단일한 인지적 의미는 없다. (3)에서 “좋은”이 쓰일 때 발화자에게 항상 승낙의 감정이 일어나지만 그 감정이 승인하는 특성은 개별 문장마다 다르다.
[1] John Hospers, An Introduction to Philosophical Analysis, 4th ed. (Routedge, 1997), Ch8, p.249
[2] Ibid.,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