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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철학

철학은 소용이 있는가?

Q1 철학은 소용이 있는가?

위 질문은 대상에 따라 다음 두 가지 질문으로 나뉠 수 있다.

Q2 철학은 개인에게 소용이 있는가?

Q3 철학은 사회에게 소용이 있는가?


1. “철학은 개인에게 소용이 있는가?
위 질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두 가지이다. 

주장1 철학은 그 자체로 가치있다. 마치 사람들이 음악 자체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거나 감상하는 것처럼, 철학 역시 철학함이라는 행위 자체가 가치있다고 답할 수 있다. 음, 하지만 철학이 겨우 음악이나 문학 감상 수준의 가치만을 지닌다면, 그러니까 애초에 철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철학을 문학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했다면, “철학이 과연 소용이 있는가?” 따위를 묻지 않았을 것이다. 

주장2 ​철학은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더 잘 살게 도와준다. 순수수학을 공부함으로써 연역적 사고능력/추상화 능력을 기를 수 있듯이, 또는 운동을 함으로써 근지구력을 향상하여 다른 일을 할때 도움이 되듯이 철학함 역시 어떠한 능력을 향상시키는바, 그 능력은 개인이 삶을 사는데 있어 모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주장1의 경우 철학의 가치는 철학과에 속하거나 여가시간에 틈틈히 철학책을 읽는 사람들만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주장2가 맞다면, 철학은 일반인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철학이 철학도들에게 가치가 있다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철학함이 일반인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는 경험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철학공부를 n년 수행한 사람과 아예 하지 않은 사람들이 가지는 삶의 만족도를 조사하여 비교하는 것이다. ("삶의 만족도"가 무엇인지 철저히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탐구방법은 철학인 것 같다.)

2. 철학은 사회에게 소용이 있는가?
위 두 경우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다면, 철학은 개인에게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 개인들로 구성되는 사회에게도 소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철학은 사회에게 소용이 있는가?”라는 질문은 앞선 질문과는 독립적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장3 철학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규범 윤리학을 구성/제시하는데 도움이 된다. 

주장4 철학은 보다 나은 사회이론/정치이론/법 이론/과학이론/예술이론 등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장5
위 두 주장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보다 나은”이 뜻하는 바의 기준/˙표준을 제시하는 작업을 우리는 “철학”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별하는 차이/기준을 탐구하고 제시하는 작업을 “과학철학”이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 가능하다.

반박1 분과 d에 대한 철학(e.g. 과학철학, 정치철학 등)이 무엇이라 떠들어대는 것과는 무관하게 d에 대한 연구자들은 특정 방법론을 선택하며, 특정 이론을 주류이론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반박1에 대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이 재반박할 것이다.

주장6 반박1이 맞다고 했을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

Q4 분과 d에 대한 연구 -물리, 수학, 정치-는 사회에 소용이 있는가?

만약 Q4가 무의미하다면, 철학이 사회에 소용이 있는지 묻는 것 또한 무의미할 것이다. 만약 Q4가 무의미하지 않다면, 즉 개별 분과의 사회적 가치를 묻는 것이 가능하다면, Q4에 대한 적절한 근거를 찾아 해명을 구성하는 작업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작업을 "철학"이라 부른다. 예컨대 과학철학, 수리철학, 사회철학 등.


다시 주장3을 살펴보면, "규범윤리학"은 "도덕에 대한 철학"이다. 우리나라에는 철학전공과 별도로 윤리학전공이 따로 있지만 사실 윤리학은 철학의 분과다. "국민윤리" 따위는 과거 독재의 유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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