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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

의정부고 학생들의 '관짝 소년단' 패러디는 비도덕적이지 않다.

의정부고 학생들이 졸업 사진을 위해 '관짝 소년단'을 패러디했다. 이 도중, 그들이 얼굴을 검게 칠했다. '관짝 소년단'의 멤버들은 흑인인데, 학생들은 이들을 따라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한 것이다. 바로 이 행위 때문에, 학생들의 행위가 '인종 차별'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그들의 행위가 인종차별인지 여부는 중요한 문제인데, 왜냐하면 그 행위가 인종차별이라면, 비도덕적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관짝 소년단'을 따라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한 행위는 '인종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학생들의 행위가 인종차별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특정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야만 한다.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인종 차별의 일환으로 백인들은 흑인의 피부색을 따라하기 위해 자신들의 피부를 검게 칠했다. 이러한 맥락 하에서, 흑인을 따라하기 위해 피부를 검게 표현하는 행위는 '블랙 페이스'로 분류된다. 그런데 의정부고 학생들의 행위가 여타의 다른 맥락이 아닌 바로 그 맥락으로 해당 행위를 해석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블랙 페이스'의 맥락에서 의정고 학생들의 행위는 인종차별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맥락이 아닌 바로 그 맥락에서 의정부고 학생들의 행위를 해석해야 할 이유는 없다.